저스틴 H. 민이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인기 스타가 되기까지 -급부상한 스타가 이야기하는 자신의 텀블러 계정, 캐릭터를 발전시켜 준 팬들, 그리고 아시아계 히어로 캐릭터의 빛나는 영향
인터뷰어: 이아나 머레이 (Iana Murray)

@junebugkim (*역주: 준 킴(June Kim) 작가님의 인스타 계정 아이디입니다.)
‘제가 보이진 않으시겠지만, 저 지금 얼굴 엄청 빨개졌어요.’ 저스틴 H. 민이 말했다. 나는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차원을 초월하여 촉수를 소환해낼 수 있는 유사 유령 캐릭터 벤 하그리브스 역을 통해 급부상한 이 배우와 30분가량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었고, 내가 저스틴의 부끄러운 역사를 들춰낸 참이었다. 옛날 텀블러 계정 말이다. 그곳은 지나간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부터 대학교에 대한 잡담까지, 철학적인 묵상과 내밀하고 솔직한 이야기가 가득한 일기장이었다. 특히 나는 한 글에서 오래 머물러 있었는데, 저스틴이 사람을 볼 때 자신감이나 지능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대목이었다. 글에는 이런 문장도 있다. ‘내가 유일하게 경탄하는 인간의 자질은 바로 겸손함이다.’
당시 대학을 갓 졸업했던 저스틴과 지금 내가 인터뷰하는 사람을 동일시하기란 사실 어려웠다. 저스틴은 현재 30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자신의 야망에 부응하는 성취를 이뤄낸 사람이었다. 저널리스트와 사진작가로 커리어를 시작한 후(두 활동 모두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역 잡지사에 글을 기고하던 때를 뒤로 하고 수많은 오디션에 기를 쓰고 도전하여 넷플릭스 최고 작품 중 하나에까지 진출한 사람. 이렇게 용기 있는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스틴의 고향, 세리토스 덕분이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아시안 아메리칸의 성지 말이다. 저스틴의 말에 따르면, 세리토스는 저스틴에게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활동에 뛰어들도록 독려했다.
올해 말, 저스틴은 A24의 공상과학 영화 ‘애프터 양’에 작동이 끝나가는 가족 로봇으로 등장하여 콜린 파렐과 호흡을 맞출 계획이다. ‘아직도 실감나지가 않아요.’ 저스틴의 목소리에 얼떨떨함이 담겨 있다. ‘(’애프터 양‘을 촬영하는 것은) 제가 했던 일 중에 가장 창의적이고 영혼이 충만해지는 활동이었어요. (비교하자면) ’엄브렐러 아카데미‘는 기계에 가까워요. 수많은 사람들이 한 세트장에서 일하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이 진행돼요. 그것만의 즐거움도 있긴 하죠. 하지만 작은 집에서 서른 명 남짓한 사람들과 매일 함께 일하며 아름다운 영화를 만드는 건, 그건 정말 강력한 경험이었어요.’
비록 저스틴은 넷플릭스 최고 드라마의 주연 역을 맡았지만, 아직 그 유명세를 체감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게, 제 친구들이나 가족들은 제가 유명한 넷플릭스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 돈을 갑자기 엄청 잘 버는 줄 알아요.’ 저스틴이 말했다. ‘그냥 사람들이 저를 알아봤을 때 음료 한 잔이나 사이드 한 접시를 더 주는 정도인 데도요. (추가로 받은 사이드가) 감자튀김일 때가 최고예요.’ (*역주: 귀엽죠...)

@junebu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