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링크

침묵의 음성을 감싸 안는 저스틴 H. 민 -내면의 평화를 찾기 위한 ‘애프터 양’ 스타의 여정, 그리고 넷플릭스 ‘엄브렐러 아카데미’ 세 번째 시즌 복귀에 대한 단서

인터뷰어: 이아나 머레이 (Iana Murray)

촬영: 팻 마틴 (Pat Martin)

스타일링: 크리스찬 스트로블 (Christian Stroble)

재킷, 바지, 탱크톱은 Amiri. 장신구는 스타일리스트 개인 소장. (*역주: ‘장신구’라는 말이 어색하지만 ‘주얼리’라는 단어를 대체하기 위해서 썼어요. 그리고 안에 입은 거 탱크톱이래요...)

재킷, 바지, 탱크톱은 Amiri. 장신구는 스타일리스트 개인 소장. (*역주: ‘장신구’라는 말이 어색하지만 ‘주얼리’라는 단어를 대체하기 위해서 썼어요. 그리고 안에 입은 거 탱크톱이래요...)

저스틴 H. 민의 내면은 고요하다. 그 고요함은 ‘일주일에 사람은 한 번만 만나도 족한’ 자타공인 내향성을 위한 안식처이다. 고요함 속에서 저스틴은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고 자신의 생각을 정제한다. “사실 일주일에 한 번만 약속을 잡아 둬도, 가끔은 힘들어요.” 저스틴이 멋쩍어하며 말했다. 하지만 그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자유이기도 하다. “저에게 아시안 문화란 침묵 속에서 지내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말하지 않고 침묵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방법이요. 침묵을 통해 도달하게 되는 것들이 있거든요.”

특히 코고나다 감독의 묵상적인 SF 영화 ‘애프터 양’에서는, 고요함이 모든 것의 근간이다. 저스틴은 제목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 로봇이자 중국인 입양 아동의 보호자 오빠 역을 맡았다. 양이 갑작스럽게 작동을 중단했을 때, 가장인 제이크(콜린 파렐 분)은 양이 자신의 의무 너머 누리던 비밀스러운 삶을 발견하게 된다. 저스틴에게는 이 영화가 지붕에 올라 소리치며 자랑하고 싶은 꿈의 작품이었고, 제작 발표회 때 산발적인 정보 몇 가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작년 2월에 ‘애프터 양’을 영화관에서 처음 보았을 때, 저스틴은 내게 이렇게 연락했다. ‘개인적으로 과장하는 걸 싫어하긴 하는데, (영화 완성물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아요.’

상의, 바지는 Sandro. 장신구는 스타일리스트 개인 소장.

상의, 바지는 Sandro. 장신구는 스타일리스트 개인 소장.

미약한 사회생활 체력과 달리, 저스틴은 예상 외로 꽤나 활발하고 생기 넘쳤다. 줌 인터뷰를 시작할 때, 저스틴은 영화에 나오는 악역처럼 ‘자, 자, 자아… (Well, well, weeeell...)'이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코고나다 감독이 (저스틴은 애정 어린 별명인 ’K'라고 부른다.) 비디오 에세이를 만들었을 때부터 저스틴은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 소속사로부터 ‘콜럼버스’(저스틴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 중 하나) 감독의 신작을 건네받은 후, 저스틴은 그것을 비행기에서 읽는 실수를 범했다. ‘제가 울기 시작하니까 제 옆자리에 있던 여성분께서 저보고 괜찮냐고 물어보셨어요.’ 저스틴이 그때를 상기하며 말했다. 몇 주 후, 저스틴은 코고나다 감독과 만나 커피 한 잔을 하며 세 시간 가량 대화했다. 저스틴은 코고나다 감독을 보자마자 그들이 ‘영혼의 단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흥미가 비슷한 것을 넘어, 침묵을 고수하여 상대방을 은근슬쩍 놀리려는 것도 비슷했던 것이다. ‘이 업계(영화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저는 상관 안 해요. 듣는 걸 좋아하니까요. 그런데 코고나다 감독님은 듣는 것을 ’정말로‘ 좋아하는 분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