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H. 민에게 진정한 가시화란, 모든 사람의 모든 면을 보여주는 것 -‘숏커밍즈(Shortcomings)’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은 얼마든지 ‘그지 같은’ 인물이 될 수 있다.
인터뷰어: 크리스토퍼 루 (Christopher Luu)
본 인터뷰는 SAG-AFTRA 파업 이전에 진행되었습니다. (*역주: SAG-AFTRA는 미국의 영화배우 노동조합인 SAG와 텔레비전/라디오 노동조합인 AFTRA가 연합하여 결성한 단체입니다. 2023년 7월, SAG-AFTRA는 영화/텔레비전 프로듀서 단체(AMPTP)와 교섭하던 중 노동 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합치되지 않아 파업을 선언했고, 때마침 파업 중이던 미국 작가 노동조합(WGA)과도 연합하였습니다. 이 파업으로 인해 2023년 8월 현재까지 미국 영화/텔레비전 업계가 사실상 전부 중단된 상태입니다. 때문에 최근 발행되는 인터뷰 기사에는 파업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본 인터뷰는 SAG-AFTRA 파업 이전에 진행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여담으로, 다수의 영화/드라마 노동자는 본인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파업 때문에 역설적으로 수입이 끊긴 상태입니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명 배우들이 앞장서서 기부를 하기도 하고, 소규모 영화관의 특별 상영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민 배우님도 영화 몇 편을 보았다는 스토리를 올렸습니다!)

(*역주: 노트북으로 인터뷰 링크를 들어가시면 이 사진이 화면에 가득 차고도 넘치는 크기로 떠요! 저는 머리카락만 보고 사진 크기에 멈칫했다가 눈동자를 보고 말을 잃었습니다...)
만화 기반 영화가 쏟아져 나옴에도, ‘숏커밍즈’는 덩치 큰 기존 작품과 전혀 겹치지 않는다. 특수 효과도 없고, 할리우드의 크리스들도 없으며(*역주: 할리우드의 유명 백인 남성 배우인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프랫, 크리스 파인, 크리스 헴스워스 등을 가리킵니다.), 초능력이나 은하를 위협하는 악당들도 없는 대신, (‘숏커밍즈’에는) 식당, (슬프지만 드라이브-인 방식이 아닌) 극장, 그리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이후 아시안 아메리칸의 가시화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깊은 탐구가 자리한다. ‘조이 라이드(Joy Ride)’의 감초 셰리 콜라(Sherry Cola), 애플TV의 ‘운명을 읽는 기계(The Big Door Prize)'와 마블의 ’크로커와 데거(Cloak&Dagger)'에서 자기만의 히어로 역사를 쓴 앨리 마키(Ally Maki)와 호흡을 맞춘 저스틴 H. 민(H는 ‘홍기’의 이니셜)은 만화 기반 영화 출연 경험이 있는 배우였지만, 이 작품은 시작부터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8월 4일에 극장에서 개봉하는 ‘숏커밍즈’는 ‘더 뉴요커(The New Yorker)’의 만화가로 경력을 쌓은 에이드리언 토미네(Adrian Tomine)의 그래픽 노블(뮤턴트, 히어로, 로봇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책을 대개 이렇게 부른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랜들 박(랜들 파크, Randall Park)('프레쉬 오프 더 보트(Fresh Off the Boat)'와 ‘우리 사이 어쩌면(Always Be My Maybe)'에 출연한 그 랜들 박 맞다.)이 감독을 맡으며 장편 영화 제작에 첫발을 들였다. 저스틴의 기존 역할, 그러니까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 속 완벽해 보이는 교회 신자나, 콜린 파렐과 조디 터너-스미스가 출연한 2021년 영화 ‘애프터 양’ 속 로봇과는 달리, ‘숏커밍즈’는 조금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모든 인종의 사람들이 전부 개판으로 돌아있다.
“아시아인들을 ‘그지 같이’ 그려내는 것이 필요해요. 저희 영화가 그 방향을 이끌었다는 것이 정말 기뻐요.” 저스틴이 인스타일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숏커밍즈’에는 아시아인 가시화에 기여한 ‘아주’ 유명한 로맨틱 코미디의 정곡을 찌르는 장면이 있는데, 저스틴도 그 농담에 동참한다. “저희(아시안 아메리칸)는 정말 다양한 그지 같은 모습이 있는데, 그래서 저희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모범적인 소수자가 아니에요. 저희는 여느 사람들처럼 망가져 있고, 여느 사람들처럼 단점이 있고, 여느 사람들처럼 모순적이고, 저희를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어요. 온갖 방향으로 흐트러질 수 있는 거죠.”

사진 June Kim. (*역주: 파업 영향인지, 사진은 전부 예전에 공개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