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대하여
기억이 맞다면, 제가 (텀블러라고 불리는) 온라인 기록을 시작한 것은 제 생일이었을 겁니다. 지금은 몇 번의 전생처럼 보이는 20대의 어느 날에요. 그래서 30대에 접어든 지금, 이 새로운 기록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절한 날도 생일이지 않나 싶습니다. 태양 주위로 다시 1년을 돌아 보내면서 말입니다.
생일은 지난 삼백육십며칠 동안의 일들을 바라보고, 저장하고, 반추할 기회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지금 와서 돌아보자면, 저는 요즘 들어서야 진부하지만 기묘할 정도로 정확한 격언의 의미를 마침내 깨우치는 중입니다. ‘삶에서 변하지 않는 진실은 변화 그 자체뿐이다.’ 많이 들었던 말이죠. 동기부여로, 일종의 위로로, 심지어는 경고로.
변화는 불가피했고, 불가피하고, 불가피할 것입니다. 인간관계, 신체, 직업, 거주지, 감정, 얼마든지 덧붙여 보세요. 하지만 제 삶의 거의 대부분 동안, 저는 변화를 매번 거부해 왔습니다. 그것을 단지 제 존재에 가해진 위협으로 치부하고, 어떻게든 헤쳐 나갈 수 있는 파도마냥 대했습니다. 오래된 습관을 고집하고, 익숙한 사람들만 만나고, 알고 있는 리듬에만 삶을 맡기려 했습니다. 저는 당연하게도, 제 친구들 중 마지막까지 블랙베리(*역주: 아이폰이 널리 보급되기 전 쓰였던 스마트폰)를 사용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상황이 완전히 변화했을 때는(항상 그랬지요), 저는 곧바로 향수에 뛰어들었습니다. 스러진 과거를 애도하고, 한때 그랬던 것들을 곱씹고, 흐려지는 기억을 붙잡으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저도 적응했습니다. 감히 말하자면, 끊임없이 밀어닥치는 이 변화의 해일이 저를 바꿔 놓았습니다. 친구들이 이사를 가고, 가족 구성원이 세상을 떠나고, 지나간 연인들이 결혼을 하고, 지인이 아이를 갖게 되면서요. 물론 저도 변했습니다. 직업은 26번, 주소는 42번,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끝내는 모든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이제는 올리브도 먹어요.
요즘, 변화는 과거의 저를 선득하게 만들었던 것만큼 저를 놀래키지는 않습니다. 별 생각 없이 지나가는 때가 훨씬 많을 정도입니다. 변화를 기대하고, 받아들이고, 추측합니다. 하지만 의문은 듭니다. 제가 감정적으로 성숙해진 걸까요? 아니면 지혜로 포장된 둔감함일까요? 단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정을 덜 주도록 저 스스로를 세뇌한 것일까요?